선(禪)이란 무엇인가?

<선법회시간>


목요일

     
7 pm ~ 8 pm

토요일

     
10 am ~ 11:30 am

들어가는 말

우리들이 무심코 쓰는 말들을 보면 재미있는 표현들이 많습니다. 시간을 때운다는 표현도 그 중 하나이지요. 금쪽 같은 시간을 대충 때우다니... 수중에 있는 동전들이라도 실수로 떨어뜨리면 아까운 마음에 주워담는 것이 인지상정인 것인데 그보다 소중한 시간을 함부로 한다는 것이 언뜻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왜 이러한 표현을 쓰는 것일까요? 우리들이 갖고 있는 마음의 특징을 잘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마음의 특징

마음이란 우리들이 생각하고 판단하는 정신작용을 말하는 것인데, 인간의 경우 다른 동물과는 달리 이 마음의 작용이 무척이나 왕성하고 활발하게 이루어집니다. 할일 없이 멍하니 앉아 사방팔방으로 뻗어가는 생각들을 바라보고 있자면, 마음이 참으로 분주히 움직인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분주히 움직이던 마음이, 뜻하지 않게 잠시 시간이 주어지게 되어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게 되면 갑자기 불안하고 초조해지기 시작합니다. 마치 거칠 것 없이 이리 저리 뛰어다니는데 익숙해 있던 황소를 우리에 가둬 놓은 듯, 가만히 있지 못하고 안절부절하며 마음이 요동치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니 그러한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을 잊기 위해 잠시라도 마음을 가만히 두지 못하고 또 무엇인가 집중할 것을 찾아 시간을 때우려 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끝없이 뻗어나가는 마음의 작용. 사실 그것은 우리 인간들 만이 가진 특권이고, 유한한 육신과는 달리 무한의 세계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며 사고하는 마음의 작용 덕분에 오늘날 우리들이 누리고 있는 이러한 문명의 이기도 가능했던 것이니 참으로 소중한 선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렇게 끝없이 움직이려고하는 마음을 붙잡아서 멈추지 못하는 데에 있습니다. 비록 우리들의 몸처럼 어떤 형상이 있진 않지만, 우리들의 마음도 때때로 멈추어 쉬지 않으면 나중에는 기운이 소진하여 병이 생기게 됩니다. 조울증이라던지 스트레스로 인한 여러가지 장애 등, 정신을 많이 사용할 필요가 없었던 과거와는 달리, 복잡한 일상을 살아가면서 정신력을 끊임없이 사용해야하는 현대인들에게 이러한 질병들이 많이 생기는 것은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마음을 제대로 모를 때는 무심코 시간을 때우는 일로 허비할 수도 있지만, 그 원리를 알고 제대로 마음을 사용한다면 바쁜 일상 속에서 지치고 고단한 마음을 제대로 쉬게 해주고 건강한 마음을 지킬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선(禪) 공부인 것이지요.



깨달음의 기쁨

1960년대 히피 문화가 확산되었을 때에, 참다운 자유를 꿈꾸던 이들 가운데 다수가 LSD와 같은 환각제, 일종의 마약을 복용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들은 이러한 약물을 복용함으로써 체험하는 쾌락이 깨달음을 통해 얻는 궁극적인 기쁨과 같다고 믿었고, 이를 체험해보기위한 일종의 수행으로 생각하고 사용했던 것입니다.


제가 그러한 약물을 사용해본 적은 없으나, 그들의 이러한 일탈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약물에 취해서 나도 없고 너도 없고, 시간과 장소의 개념도 없는 그 가운데 오직 크나큰 기쁨과 희열만 있는 상태. 그것이 바로 종교를 불문하고 누구나 꿈꾸는 궁극적인 기쁨인 것이지 않겠습니까. 이를 어떤 이는 구원의 기쁨이라고 할 것이고, 또 어떤 이는 깨달음을 통한 해탈의 기쁨이라 표현하기도 하겠으나, 어찌되었건 그렇게 무아의 상태에서 느끼는 희열이라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는게 저의 생각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결과적으로 봤을 때 그러한 경험이 비슷하거나 같다고하더라도, 여기에는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존재합니다. 그러한 차이는 바로 과정에서 생기는 것이고, 그에 따라 바로 그 기쁨이 참다운 나의 것인지, 아니면 일시적으로 잠시 스쳐지나가는 것인지가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선이란 무엇인가?

어떤 분은 과정이 뭐가 중요하냐, 어차피 결과적으로 느끼는 것이 같다면 그걸로 족한게 아니냐고 반문하실런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질문에 답하기에 앞서 먼저 잠시 선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한 번 짚고 넘어가는 것이, 왜 천지간의 차이만큼이나 다른 것인지에 대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군요.


선(禪)이라는 한자를 살펴보면 홑 단(單)자와 볼 시(示) 자로 구성되어있는데, 이는 곧 선이라는 것은
홀로 바라본다는 것
입니다. 무엇을 바라본다는 말인가? 그것은 바로 과거의 습관을 바탕으로 좋고 나쁘고, 아름답고 추하고 하는 등의 판단을 내리는 업력으로 이루어진 거짓된 나가 아닌, 그러한 거짓된 분별과 망상이 모두 사라지고 참으로 텅빈 자리에서 드러나는 참 나를 마주하고 바라본다는 것이지요. 오래 보지 못한 반가운 인연을 만나면 얼마나 기쁘고 즐겁습니까.


그러나 아무리 기쁘다한들 나의 참다운 진면목을 발견하고 그를 마주하는 기쁨에는 비교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이 바로
'홀로'
바라본다는 것입니다. 어디 누군가에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스스로의 힘을 바탕으로, 고요한 가운데 또렷이 깨어있는 정신을 바탕을 온전히 바라보는데 집중하고 있는 것이 선이라는 것입니다. 흔히 신선놀음에 도끼자로 썪는줄 모른다, 독서 삼매에 빠졌다는 말이 있는데, 이렇게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를 정도로 어딘가에 완전히 집중하는 것이 선의 깊은 경지와 많이 닮아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무언가에 '의지해서 만들어진' 것은 선공부는 아닙니다. 그것은 마치 약물을 복용해서 환각 상태에서 경험하는 기쁨처럼 내것이 아닌 것이고 잠시 지나가는 것이지요. 선이라는 것은 그렇게 내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 어떠한 환경이나 주변여건에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능동적으로 집중하는 것'이고, 이렇게 본래의 성품자리에 바탕해서 자력을 길러가는 것이 선공부인 것입니다.



수동적 집중과 능동적 집중

때문에 선을 닦아가는 가운데 내가 어딘가에 의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끊임없이 관찰하고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처음부터 아무 것에도 의지하지 않고 공부를 하려 한다면 그것도 또한 어리석은 일이겠지요. 갓 태어난 어린 아이가 부모에게 의지하듯이, 공부의 길에 들어선 초입자들도 처음에는 무언가 의지할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오롯이 집중해서 선을 닦을 수 있는 조용한 환경을 찾거나, 내가 좋아하는 추억에 집중한다거나, 좋아하는 음악에 집중한다거나 하는 것도 처음에는 필요합니다.


하지만 거기에 안주해서는 안됩니다. 끊임없이 살펴보고 챙기는 가운데 점점 자력을 키우는데에 노력해야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나중에는 조용한 곳에 가지 않으면, 좋은 음악을 듣지 않으면 안되는 것으로 나도 모르게 또 새로운 것에 중독되고 맙니다. 죽은 선이 아니라 생생하게 살아있는 활선을 해야 합니다.


고요히 앉아서 선을 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때로 걸으며 움직이는 가운데 선을 하고, 에너지가 넘쳐서 운동이나 동선이 잘되고 좋아하는 사람은, 때때로 가만히 앉아서 선을 해야할 것이며, 깊은 산 속 고요한 사찰에서 선이 잘 되고 이러한 공부를 즐기는 수행자라면, 또한 바쁘고 복잡한 일상의 일들 속에서 선을 하는 공부를 하는 가운데, 어느 한 곳에 걸리거나 의지하지 않는 가운데 참다운 실력을 갖추게 되는 것입니다.



맺음말

보통 사람들은 좋아하는 것을 하고, 싫어하는 것은 하지 않으며 살아가고, 그렇게 살아가는 가운데 기쁨과 보람을 찾으려 열심히 노력합니다. 물론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한 가운데도 잔잔한 기쁨이 있고 행복도 있지요. 하지만 이러한 것들이 전부가 아니며 참으로 내 것은 아니라는 사실은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왜냐하면 그러한 기쁨과 행복은 내가 원할 때 언제든지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주변 환경과 조건에 따라 변화하는 것이니까요.


부디 내 마음을 내 마음대로 사용하고 참다운 행복을 만들어가는 이 선공부를 통해서, 내 인생의 진정한 주인이 되는 기쁨을 누리실 수 있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좌선의 방법


좌선을 하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다만 처음에는 지루하고 몸이 고단하기도 하여 혼자서 꾸준히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가까운 교당에 나가서 함께 배우고 익히는 가운데 공부길을 잡는 것이 좋습니다.

1. 자리에 앉아 머리와 허리를 곧게 세워

자세를 바르게

합니다.

2. 전신의 힘을 단전에 툭 부립니다. 단전은 배꼽에서 두손가락을 포갠만큼 아래쪽에 있는 곳으로 처음 선을 시작하는 사람은 단전에 제대로 힘을 주고 집중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럴 때에는 짧은 나무 막대 등을 이용해서 양손에 잡고 단전을 누르면서 거기에 힘을 주고 있도록 합니다. 좌선을 하는 중에 마음이 풀어지면 자연히 힘도 빠지게 되므로 다시 마음을 챙겨서 힘이 풀어지지 않도록 챙깁니다. 단, 너무 힘을 세게 주어서는 안되고 "툭 부리라"고 한 말처럼

다만 단전에 기운이 풀어지지 않도록만 힘을 주고 챙깁니다.



3. 호흡을 고르게하되 들이쉬는

숨은 조금 길고 강하게 하며, 내쉬는 숨은 조금 짧고 약하게

합니다.

4.

눈은 항상 뜨는 것

이 졸지않고 선을 하는데 도움이 되지만, 정신 기운이 상쾌하여 눈을 감아도 잠에 빠질 염려가 없는 때에는 혹 감고도 해봅니다.

5.

입은 항상 다뭅니다.

공부를 오래하여 수승화강(머리는 시원해지고 단전은 따뜻해짐)이 잘 되면 맑고 윤활한 침이 혀 줄기와 이 사이로부터 계속하여 나오게 되는데, 그 침을 입에 가득히 모아 가끔 삼켜 내립니다.

6.

정신은 항상 고요한 가운데 또렷히 깨어있어야 합니다.

고요함과 깨어있음, 이 두가지를 함께 아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요함만 추구하다 잠에 빠져서도 안되고, 또렷이 깨어있는다고 잡념과 망상으로 시간을 보내서도 안됩니다. 만일 잠이 오면 다시 새롭게 정신을 차리고, 여러가지 잡념이 마음을 괴롭게하면 '잡념이구나'하고 바라보고 알아차림으로써 다시 마음을 챙겨 본래 마음으로 돌이킵니다.

7. 처음으로 좌선을 하는 사람은 흔히 다리가 아프고 망념이 떠오르는 것에 괴로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리가 아프면 잠깐 바꾸어 놓는 것도 좋으며, 망념이 찾아들 때면 다만 망념인 줄만 알아차리고 다시 마음을 챙기고 있으면 망념이 스스로 없어지므로 절대로 그것을 성가시게 여기지 말고 포기하거나 낙망하지 마십시오.

8. 처음으로 좌선을 하면 얼굴과 몸이 개미 기어다니는 것과 같이 가려워지는 수가 혹 있을 수 있습니다. 이것은 혈맥이 관통되는 가운데 나타나는 현상이니 긁거나 만지지 말고 다시 마음을 챙기고 바라봅니다.

9. 좌선을 하는 가운데 절대로 이상한 능력이나 신기한 자취를 구하려해선 안됩니다. 혹 좌선을 하는 가운데 그런 능력들이 나타난다 하더라도, 그것은 마음을 단련하여 마음의 자유를 얻고자 하는 본래 목적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며, 오히려 그러한 것들로 인해 공부에 큰 방해가 될 수 있으니, 조금도 마음에 걸지 말고 심상히 간과하도록 합니다.

이상과 같이,
오래오래 계속하면
필경 물아의 구분을 잊고, 시간과 처소를 잊고 분별하는 마음, 집착하는 마음이 없는 고요한 참 마음 자리에 그쳐서, 다시 없는 마음의 평화를 누릴 수 있습니다.

좌선의 효과

좌선을 오래오래 계속하여 그 힘을 얻고 보면 아래와 같은

열 가지 이익

이 있습니다.

1. 경거 망동하는 일이 차차 없어집니다.
2. 육근(눈, 귀, 코, 입, 몸, 마음)을 사용하는데 순서를 얻게 됩니다.
3. 병고가 감소되고 얼굴이 부드럽고 생기있게 됩니다.
4. 기억력이 좋아집니다.
5. 인내력이 생겨납니다.
6. 착심이 없어집니다.
7. 삿된 마음이 바른 마음으로 변합니다.
8. 우리들이 본래 갖고 있는 지혜의 빛이 드러납니다.
9. 마음이 자유로워져 극락 생활을 하게 됩니다.
10. 생사에 자유를 얻게 됩니다.